정신외과 병동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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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지수는 며칠동안 식음을 전폐하다가 최후의 수단으로 정신외과를 찾아갔다.

“특정 기억을 지우는 시술을 해 드릴 수는 있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의사는 시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잊을 수만 있다면 부작용이 있어도 좋습니다.”

그는 끝내 특정 기억만 지워내는 기억절제술을 받았다.

시술을 받은 다음 날, 지수는 훨씬 나아진 것 같은 기분으로 친구들과 극장을 찾았다.

영화에서는 직장 동료들과 즐겁게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의 모습이 나타났다.

지수는 주인공이 즐거워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날 무렵, 세상을 떠난 동생의 묘를 찾아가서 슬퍼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 장면을 본 친구들은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지수는 주인공이 그토록 슬퍼하는 이유를, 친구들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일상생활에서도 지속되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봐도 전혀 웃을 수가 없었다.

지수는 정신외과를 다시 찾아갔다.

“시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거의 모든 당신의 감정은 당신이 사랑했던 분에 대한 감정과 얽혀있었습니다.”

“당신은 기쁨, 슬픔, 사랑, 분노와 같은 모든 감정을 사랑했던 그 분과의 관계와 기억을 바탕으로 느끼고 저장해왔던 거죠.”

“그런데, 그 분과 관계된 기억을 전부 절제한 관계로, 감정들도 대부분 함께 절제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 분은 당신의 거의 모든 감정에 얽혀있었던 것 같군요”

“후회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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